‘독촉과 집중’…美헤리티지재단 ‘6자회담 방법론’ 제시

  • 입력 2005년 3월 10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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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6자회담을 개최하고 북한이 불참할 경우 나머지 5개국은 회담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묻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라.”

“북한 핵무기 개발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미 행정부 공개 백서를 발간하라.”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조언했다.

헤리티지 재단이 행정부 안팎의 한반도 관계자들에게 9일 발송한 내부 보고서(memorandum)의 기조는 ‘독촉과 집중(Urge & Focus)’.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담당자들과 미 의회 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헤리티지 재단이 북한의 2·10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의 상황을 정리해 제시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한반도 담당인 발비나 황 연구원이 작성했다.

▽독촉=보고서는 우선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3월 6자회담 개최를 재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5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에 회담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물은 뒤 그 다음 단계의 조치들을 분명하게 발표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음 단계의 조치들’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먼저 미국이 적극 나서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움직여 이들 국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비난하는 공동 결의문에 서명하도록 적극 권고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래도 북한이 회담장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차단하라고 권고하라”고 제안했다.

동시에 부시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결의문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등이 ‘독촉’의 주요 골자다.

▽집중=보고서는 북핵의 실상을 둘러싼 의구심과 혼선을 종식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고, 플루토늄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만큼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백악관 백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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