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문화와 교육…’ 펴낸 윤형섭 前교육장관

  • 입력 2005년 1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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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일 기자
박주일 기자
“교육은 교육 논리로 다뤄야 합니다. 정치나 경제 논리가 개입하면 교육현장은 계속 왜곡될 수밖에 없고 한국 정치문화의 발전도 꾀할 수 없지요. 정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정치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교육입니다.”

윤형섭(尹亨燮·72·사진) 전 교육부 장관은 최근 펴낸 ‘한국의 정치문화와 교육 어디로 갈 것인가’에서 전공인 정치학과 교육현장에서의 경험을 접목시켜 정치와 교육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그는 24년간 연세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노태우 정부 때 교육부 장관으로 발탁된 뒤 건국대 총장과 호남대 총장을 역임했다.

“한국의 정치가 갈등과 분화 속에 끊임없이 분열하는 것은 정치가 갈등문화에 기초해 있기 때문입니다. 갈등문화는 필연적으로 양극사회를 낳고 중도주의자들을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게 만듭니다. 중도적 지도자가 성공하려면 갈등문화를 합의문화로 바꿔야 하는데 그 연결고리가 바로 교육이지요.”

한국은 교육정책이 정치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신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는 “중요한 것은 교육계 출신 여부가 아니라 정치논리나 경제논리로부터 교육의 독자성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정권들에서 수많은 대학들을 인허가하면서 대학교육 부실화를 낳았고, 결국 그 짐이 김 장관에게 주어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김 장관은 교육정책을 정치오염으로부터 막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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