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남북 어린이들 함께 퀴즈 푸는줄 알았잖아”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7시 50분


코멘트
11일 처음 방송한 MBC ‘!느낌표’의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 사진제공 MBC
11일 처음 방송한 MBC ‘!느낌표’의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 사진제공 MBC
MBC 오락프로그램 ‘!느낌표’(토 밤 10:35)의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가 합성 화면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프로그램 시작 전에 짧게 설명하는데 그쳐 시청자들의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은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퀴즈 프로그램인 ‘전국 소학교 학생 알아맞히기 경연’ 화면과 국내 초등학생들이 같은 내용의 퀴즈를 푸는 장면을 합성해 방송하는 코너다. 남북 어린이들의 교육현실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다.

MBC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조선중앙방송과 같은 무대를 제작하고 북측 진행자와 목소리가 비슷한 한국 성우의 목소리를 이용해 남측과 북측이 동시에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처럼 꾸몄다. 화면합성 기술을 이용해 남측 진행자인 MC 신동엽이 북측 세트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이 코너 시작 때 ‘최첨단 방송기술을 이용해 남북 어린이들이 마치 한 자리에서 경연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했다’는 자막을 화면에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자막을 미처 보지 못하거나 이 프로그램을 도중에 보는 시청자들은 실제로 남북한 방송사들이 동시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합성화면이라는 사실을 계속 명시해 달라’는 의견 등이 올라오고 있다. ID ‘함종선’은 “처음 남북 어린이들이 동시에 같은 문제를 푸는 건 역사적 사건이라고 흥분했는데 합성화면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기분이 언짢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느낌표’의 김영희 PD는 이에 대해 “자막이 계속 들어가면 시청하기가 불편해진다”며 “시청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면 코너 중간에 한 번 더 자막을 넣는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