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주미대사 내정]워싱턴 엇갈린 반응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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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 소식이 알려진 16일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홍 회장이 의외의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놀라워하면서도 인사 배경 등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미 행정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몇 주 전부터 거론돼 온 4명의 유력 후보 중에 홍 회장도 있었지만 미 정부 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어서 상당수가 놀라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홍 회장을 주미대사로 기용한 것 자체가 한미 관계의 이상기류를 인정한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 방법에 기대를 나타냈다.

홍 회장이 외교 분야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라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전 국무부 차관보)은 “홍 회장은 언론사 발행인으로서 한국 사회가 겪은 최근의 변화 과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므로 워싱턴 외교가를 상대로 한국의 변화상을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홍 회장은 외교 안보 분야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워싱턴포스트 사주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홍 회장은 한국 정부의 최고 당국자들과 친분이 두텁고 미 행정부에도 알려진 인물이므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사직 수행에는 외교 경험보다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중요하므로 한미 관계를 잘 다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비니 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홍 회장의 대사 지명은 놀라운 일이지만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노 대통령이 홍 회장을 선택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또 “서울과 워싱턴의 공식적인 관계는 매우 튼튼하지만 민간의 여론주도층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은 “홍 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폭넓은 조언을 하는 정부 외곽그룹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앞으로 한미 간의 난제를 잘 다루려면 능숙한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외교 경험이 없는 홍 회장이 한국 외교통상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미국 정부와의 실무적인 관계를 잘 맺어나갈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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