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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4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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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정치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꺼렸다. “‘비(非)정치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그냥 잘 쉬고 있다”는 투였다. 그러면서도 정치권의 풍향에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최근 미국을 한 달간 다녀온 최병렬(崔秉烈) 전 한나라당 대표는 4일 “잘살고 있다. 미안할 정도로…”라고 말했다. 그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요즘은 EQ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
최 전 대표는 정치 얘기를 꺼내자 “정치에 관심 없다”라고 말을 잘랐지만 국가정체성 논란 및 과거사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 재차 묻자 “정체성 논란에 대해선 박근혜 대표의 얘기가 100% 옳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한미관계 남북관계 한중관계 경제문제인데 과거를 뒤지는 것이 제대로 된 정체성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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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 “마음속에 정한 것이 없다”고 했지만 당 안팎에선 재·보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홍사덕(洪思德) 전 원내총무는 “없는 듯 지내고 있다”고 했다. 홍 전 총무는 매일 서울 종로의 개인사무실로 출퇴근한다. 요즘은 15년 전에 만든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탈북자 취업 알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당분간 정치와 관련된 것은 일절 안한다”고 말했다.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은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변호사로 복귀한 오 전 의원은 이번 겨울 공부와 사업을 병행하기 위해 중국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전 대표는 거의 외부활동을 하지 않은 채 독서와 산책으로 소일하고 있다. 한 측근은 “1년간 조용히 계실 것이다. 재·보선 출마 준비를 권유했지만 아무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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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차 미국을 다녀온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는 여의도 한서빌딩에 개인사무실을 내고 건실한 중소기업 법률자문 등의 활동을 하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고 추미애(秋美愛) 전 의원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관련된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한다.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은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맡았던 각종 사회단체 회장직 13개 중 일부를 내놓았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는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추 전 의원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달 중 출국할 예정이고 정균환(鄭均桓) 전 원내총무도 미국에서 1년간 공부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이달 중순 출국할 계획이다.
김형욱 회고록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김경재(金景梓) 전 의원은 혼자 지방여행을 다니며 남한 출신 언론인과 북한 여성 공작원의 사랑과 이별, 분단의 아픔 등을 주제로 한 소설을 쓰고 있고 조세전문가인 장재식(張在植) 전 의원은 자신이 설립한 한국조세문제연구소로 출근해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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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윤수(李允洙) 전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은 일본어 공부에 열심이다. 이 전 의원은 “정계은퇴를 하지 않는 것은 어떻게 배지를 다시 달아볼까 하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나라가 걱정이 돼서다. 시장을 다녀보면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며 평소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 밖에 민주당 낙선 의원 20여명은 최근 친목모임인 ‘일오회’(회장 최명헌·崔明憲 전 의원)를 만들어 매달 15일 식사를 함께하며 동병상련의 서러움을 달래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는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한 뒤 최근 일본을 방문해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와 만나고 귀국한 것 외에는 외부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총재의 한 측근은 “김 전 총재가 정치 얘기는 일절 안하고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전 의원도 최근 탈당해 홍곡과학기술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또는 충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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