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기체제]‘선진화’ 베팅…3년뒤 ‘大朴’ 노린다

  • 입력 2004년 7월 2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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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왼쪽)이 20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로 박근혜 대표를 예방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 대표 축하 난을 전달했다.-서영수기자
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왼쪽)이 20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로 박근혜 대표를 예방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 대표 축하 난을 전달했다.-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최고위원의 2기 체제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로 첫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참배 후 방명록에 “임들께서 피로써 지킨 이 강토에 선진화의 꽃을 활짝 피워 보답하겠다”고 적어 당의 모토인 ‘선진화’ 비전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대표는 이어 첫 상임운영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나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 당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2년 동안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사명”이라며 당 운영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일단 당 운영과 원내 대책은 철저히 분리해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원내 문제는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전담토록 하고 박 대표는 철저히 당의 외연 확대에 주력한다는 구도다.

그러나 박 대표는 즉각적인 당직 개편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현 당직자들에 대한 특별한 인책 사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신 박 대표는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2년간 당 운영의 전권을 위임받은 만큼 ‘박근혜식 개혁’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개혁 3개년 계획과 관련해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원외인사들이 당의 정책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큰 틀은 마련됐고 당내 조정을 거쳐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지난 주말 여의도연구소 실무진으로부터 당 개혁 3개년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당명 개정은 국민에게 약속한 만큼 이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적극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불가론’을 폈던 당내 이재오(李在五)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 대여 강경그룹은 박 대표를 겨냥한 직접 공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독재자의 딸’ 발언 등이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지도부의 당 운영 전반에 대한 건전한 비판자 역할을 하되 개인에 대한 공격은 지양하겠다”고 말했고, 이 의원측도 “당 체제가 정비됐으니 야당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노선투쟁에 관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진화(高鎭和)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향후 대통령후보로서 대안적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 여부와 관련해 부정적 견해가 많이 나오고 있고 나도 그렇게 본다”며 “박 대표는 그동안 총선 공적을 바탕으로 반사이익에 기대어 왔으나 앞으로는 구체적 내용을 갖고 지도력을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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