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어떻게 되나…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 28일 중국서 논의

  • 입력 2004년 6월 22일 18시 25분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28차 총회가 28일부터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린다. 유네스코 산하기구인 세계유산위원회는 1년에 한 번 정기총회를 열어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등재를 결정한다.

이번 총회에서 북한의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실패하고 중국의 고구려유산만 등재될 경우 세계적으로 고구려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이해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과 중국, 어느 쪽이 선택될까=국내외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과 중국 유적이 함께 등재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유산위원회의 3대 자문기구 중 하나인 국제기념물유적회의(ICOMOS)가 1월 파리에서 개최한 비공개회의에서 양국 공동 등재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 개최국인 중국이 당연직으로 의장국이라는 점, 북한의 유적은 고분과 벽화 중심이지만 중국이 신청한 유적은 고분, 벽화는 물론 오녀산성과 국내성 등 도성 전체라는 점에서 변수는 남아 있다.

북한이 신청한 유적은 평양지역 고분 49기(진파리 15기, 토포리 15기, 호남리 16기 등), 평남지역 3기(덕화리 고분), 남포지역 8기(강서대묘 3기와 쌍영총 등), 황해남도 안악지구 3기 등 5개 지역 63기 고분(벽화고분 16기 포함)이다. 중국은 오녀산성(홀본성), 국내성, 환도산성과 광개토왕비, 13기의 왕릉(태왕릉과 장군총 등), 26기의 귀족무덤(각저총과 무용총 등)을 등재 신청했다.

▽중국 먼저, 북한 나중에 등재 결정될 수도=7일까지 계속될 이번 총회에서는 모두 20건의 주제가 논의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은 그중 한 주제일 뿐이다. 등재 유산 결정 회의는 29일 오후 6시에 시작돼 7월 2일 오전까지 계속된다.

올해 심사대상인 유산은 신규로 신청된 30여건과 지난 회의에서 등재 결정이 보류된 10여건 등 53건이다. 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은 신규 사안이고 북한이 신청한 유적은 지난해 보류됐던 건이다.

총회에 참가하는 허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팀장은 “일반적으로는 신규사안을 먼저 심사하고 보류됐던 사안은 나중에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의 고구려 유적 등재가 먼저 결정되고 북한 유적의 등재는 뒤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 유적의 등재는 30일∼7월 1일, 북한 유적은 7월 1∼2일경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등재유산 결정은 해당 안건에 대한 해당국의 설명을 들은 뒤 자유토론을 거쳐 합의로 결정된다. 합의가 어려울 경우 투표로 결정되기도 한다.

▽한국, 외교통상부 등 대표단 구성=한국은 이 문제에 관해 당사국이 아닌 옵서버 자격이다. 그러나 ‘고구려사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북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박흥신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수석대표로 강정식 외교부 문화협력과장, 최종덕 문화재청 문화재교류과장, 이상해 ICOMOS 한국위원회 부위원장(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이혜은 ICOMOS 한국위원회 집행위원(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 조도순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한국위원회 운영위원(가톨릭대 생명과학과 교수), 허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팀장 등 12명이 참석한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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