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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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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1일 전여옥(田麗玉)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의 최근 '대권 관련'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17일 녹화된 KBS 2TV '대한민국 1교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대통령이 되고 싶냐"는 시청자 질문에 "중학교 때는 그런 꿈 없었는데…꿈을 꿔 보겠다"고 말했었다.
이후 "벌써부터 대통령 흔들기냐"며 일부 친노(親盧)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그냥 '꿈만 꿔보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하겠는가?"며 수습에 나섰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국민들은 '그럴려면 연예오락 프로그램에는 왜 나갔냐'고 묻게 된다"며 "다 대권 의지가 있으니 연예오락 프로그램에도 부지런히 얼굴을 내민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이 결과적으로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인과 이를 즐겨보는 국민 모두를 경멸한 셈"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또 김 의원이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겨냥해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행정 수도 추진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 "구태의연한 자기 모순의 정치적 논리만 앞세우는 점이 더욱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전 대변인은 "김 의원은 그동안 '박대통령의 후광을 벗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비난하더니, 이젠 박대통령의 철저한 '정치적 후계자'로서 대답하라고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적어도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솔직하게 한결같이 반듯한 자기 논리를 세워야 한다"며 "지금처럼 말바꾸기만을 거듭한다면 김 의원은 그냥 '꿈'만 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근태 의원은 21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gtcamp.or.kr)내 '공지사항'을 통해 "MC와 방청객들의 연이은 질문에 선의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뿐"이라며 "하지만 지적해 주신 분들의 정성은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 프로그램은 오는 29일 방영될 예정으로, 김근태 의원실에서 밝힌 '문제'의 발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시민의 질문 : 대통령이 되고 싶으신지?
김원희 : 정치인들의 80%정도가 대통령의 꿈이 있다고….
이훈 : 그건 뭐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김원희 : 일단 정치에 들어섰으면 그런 꿈은 갖고 있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김근태 의원 : 저는 중학교 때는 그런 꿈은 없었는데요. 꿈을 꿔 보겠습니다.
사람들 : (감탄사) 와~~
이훈 : 박수 한 번 주세요(일동 박수). |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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