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헌재가 탄핵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하면서도 혹시라도 예상과 다른 결정이 날 가능성에 대해 막판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이미 결론을 다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로서는 정말로 긴장하고 있다”며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사법부의 결정이 늘 그렇듯이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수석비서관실별로 노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해 내부 회의를 갖고 보고 내용을 챙기는 등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였다.
특히 청와대는 홍보수석실의 연설문팀을 중심으로 해 대통령직 복귀 후 일성(一聲)이 될 15일 오전의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초안을 다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청와대측은 대국민 담화의 내용과 관련해 다수의 각계 인사에게서 조언을 받았고 이들은 대체로 ‘민생경제 회복’에 강조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대국민 담화는 10분 정도 분량으로 △경제 살리기 △통합과 상생(相生)의 정치 실현 △정부혁신 등 집권2기 국정운영 방향의 큰 틀을 제시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문과 답변이 있는 회견 대신 청와대 본관 앞에서 담화문을 읽을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헌재의 결정 선고가 있더라도 곧바로 공식 일정에 들어가지는 않고, 청와대 참모들과 간단히 비공식 회의를 갖는 것 외에는 대국민 담화 준비에 몰두할 생각이다. 또한 주말에는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요란하게 대통령 직에 복귀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 대통령은 14일 저녁이나 15일 중에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만나 권한정지 기간 중의 주요 국정 현황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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