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기각땐 내일 담화 발표… “그래도 혹시” 신중

  • 입력 2004년 5월 13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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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하루 앞둔 13일 청와대는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탄핵 기각 결정에 대비해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 복귀 준비로 분주했다.

청와대는 헌재가 탄핵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하면서도 혹시라도 예상과 다른 결정이 날 가능성에 대해 막판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이미 결론을 다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로서는 정말로 긴장하고 있다”며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사법부의 결정이 늘 그렇듯이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수석비서관실별로 노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해 내부 회의를 갖고 보고 내용을 챙기는 등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였다.

특히 청와대는 홍보수석실의 연설문팀을 중심으로 해 대통령직 복귀 후 일성(一聲)이 될 15일 오전의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초안을 다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청와대측은 대국민 담화의 내용과 관련해 다수의 각계 인사에게서 조언을 받았고 이들은 대체로 ‘민생경제 회복’에 강조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대국민 담화는 10분 정도 분량으로 △경제 살리기 △통합과 상생(相生)의 정치 실현 △정부혁신 등 집권2기 국정운영 방향의 큰 틀을 제시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문과 답변이 있는 회견 대신 청와대 본관 앞에서 담화문을 읽을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헌재의 결정 선고가 있더라도 곧바로 공식 일정에 들어가지는 않고, 청와대 참모들과 간단히 비공식 회의를 갖는 것 외에는 대국민 담화 준비에 몰두할 생각이다. 또한 주말에는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요란하게 대통령 직에 복귀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 대통령은 14일 저녁이나 15일 중에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만나 권한정지 기간 중의 주요 국정 현황에 대한 인수인계를 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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