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與 “밀리면 끝장” 위기감 고조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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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정국의 기선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을 이어 갔다.   -안철민기자
열린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정국의 기선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을 이어 갔다. -안철민기자
열린우리당이 야당의 탄핵소추 공세에 대해 전면적인 반격에 나섰다. 설마 했던 탄핵 소추안이 발의되고 실제로 표결까지 갈 것으로 보이자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당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32명은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틀째 철야 농성을 벌였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과 ‘국민의 힘’ 등 친여단체들과 당원들도 국회 밖에서 잇따라 규탄대회와 촛불집회를 열고 총력 투쟁에 돌입했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흩어지면 아무것도 안 된다”며 밤샘 농성으로 지친 의원들을 독려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예정에 없던 신상 발언을 통해 지역구 출마 포기를 선언하고 당의 단결을 호소했다.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총력 대응은 탄핵 공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한데다 탄핵을 둘러싼 공방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이날 국민들이 행동에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의장은 “국민들께서는 편지 전화 e메일 등 모든 통신 수단을 동원해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해주시기 바란다”고 했고, 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도 “국민이 떨쳐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모 회원과 친여단체 등은 11일과 12일 여의도에서 탄핵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며 네티즌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중집회도 계획 중이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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