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대사 “北 고농축우라늄 포기해야 보상”

  • 입력 2004년 2월 11일 18시 47분


한국 미국 일본 3국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개발계획을 제외한 채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만 동결하겠다고 나올 경우엔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승주(韓昇洲) 주미 대사가 11일 밝혔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한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2차 6자회담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한 대사는 “북한이 거론하는 ‘플루토늄 관련 핵시설 동결’은 이미 10년 전에 약속한 내용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해 한미일이 이를 보상의 전제로 고려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2차 6자회담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핵개발보다는 고농축우라늄 방식의 핵개발 문제가 핵심의제로 떠오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 대사는 이어 우라늄 방식의 북핵 개발에 관해 “미국 정부 정책의 비판자들도 미국의 증거를 보면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보를 한국이 공유하는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공관장회의에 참석한 대사들은 “한국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실패는 외교무대에서 화젯거리가 됐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동 주 브라질 대사는 “브라질에서 한국 배우기 열기가 있었는데 이번 문제로 ‘한국에선 배울 게 뭐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사들은 그동안 칠레와의 협상을 담당해 온 신장범(愼長範) 주 칠레 대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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