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선행학습 과외 불이익 추진

  • 입력 2004년 2월 3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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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욱 경쟁력 없어 사교육 제재 효과 의문 ▼

선행학습 과외를 제재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한심한 생각이 든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은 입시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입수학능력시험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은 ‘재수생 강세’는 뭘 말하는가. 대학에 가려면 재수하는 것이 필수라는 의미에서 ‘고교 4학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러니 학생들 사이에 미리 한 학년 앞당겨 공부하는 선행학습 과외 붐이 일고 있고 또 이것이 좋은 학교 진학을 위한 필수 단계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생이 선행학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제재를 가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사교육 제재 방안을 강구하기 전에 먼저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해 학생들을 제도권 교육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인숙 주부·경남 사천시 용강동

▼선행학습 억제 교육현실 감안한 대책인가 ▼

중학생인 아이에게 겨울방학을 이용해 새 학년을 위한 선행학습 과외를 시키고 있다. 이제 중학생도 내신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예습 위주의 선행학습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다. 학기 중에 공부할 분량이 워낙 많은 데다 과목 수도 12개나 되기 때문에 예습을 하지 않으면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학습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이런 교육 현실에서 사교육을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선행학습을 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예습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과연 서울시교육감의 말대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모두 수업 태도가 불량한지도 의문이다. 교육당국은 더욱 내실 있는 교육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윤숙정 주부·대전 유성구 노은동

▼사교육 단속한다고 공교육 정상화 될까 ▼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학생이다. 필자를 포함해 주변의 학생 대부분은 선행학습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다니고 있다. 선행학습 과외 적발시 불이익을 주는 정책까지 시행된다면 거의 모든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선행학습 사실을 기록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학원의 역할이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본다. 사교육을 제재한다고 해서 공교육 정상화가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사교육과 공교육은 대립되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은 사교육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지만 공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사교육으로 채울 수도 있는 것이다. 차라리 선행학습 과외를 적발할 예산으로 학교를 지원해서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동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2동

▼학교교육 방해요인 하나하나 바로잡아야 ▼

서울시교육청이 선행학습 과외 적발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공교육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외수업 받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행학습 과외를 한 일부 학생들의 성의 없는 수업태도가 학습 분위기를 저해할 뿐 아니라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위화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가뜩이나 예민한 청소년기에 급우보다 뒤진다는 열등의식을 갖게 되면 인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칫 기회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렇게 공교육을 붕괴시키는 요인을 하나하나 바로잡는 노력을 보여줘야 공교육의 정상화가 더욱 탄력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송성순 주부·부산 동래구 온천3동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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