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세상사 내뜻대로 되나”…불출마 입장 미묘한 변화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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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이 총선에 대거 ‘징발’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은 13일 자신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되나…”라고 여운을 남겼다.

지금까지 총선 얘기만 나오면 출마하지 않겠다며 손사래를 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평소와 다른 문 실장의 이날 발언은 ‘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청와대 안에선 지난해 말부터 문 실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비해 후임자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한 핵심관계자는 “비서실 개편 직후 새 비서실장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출마 가능성을 고려해 나오는 말인 듯하다”고 전했다. 광주 동구 출마설이 나도는 정찬용(鄭燦龍) 인사수석비서관의 경우는 열린우리당에서 집요하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동채(鄭東采) 열린우리당 홍보기획단장은 이날 “정 수석을 광주지역에 꼭 출마시킬 계획”이라면서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확고한 의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정 수석 출마를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정 수석은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 나는 안 나간다”고 일축하고 있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도 막판에 징발해 PK(부산 경남지역)의 ‘깜짝 카드’로 활용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돌고 있다. 한 386 핵심참모는 “열린우리당에서 문 수석을 징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노 대통령이 간곡히 주문하면 문 수석도 뿌리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 역시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충북 제천 출마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은 부산 부산진구 출마가 확실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 처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면서 출마 소문을 부인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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