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씨 검찰진술조서 입수]“기회되면 신경써달라 부탁”

  • 입력 2004년 1월 8일 06시 40분


충북 청주시 K나이트클럽 실소유주 이원호씨가 검찰에 수사무마 로비를 벌인 내용이 담긴 검찰 진술조서를 6일 특검팀이 청주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정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20일자 6회 진술조서에서 자신의 살인교사 혐의의 내사를 맡았던 Y검사, 서울고검 P검사 등에게 술자리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술조서를 요약한 내용.

▽ Y검사 부분

―Y검사를 언제 만났나요.

“2002년 7월경에 제 민사사건을 맡았던 김○○ 변호사와 함께 제가 운영하는 B나이트클럽에 술을 마시러 와서 두 차례 함께 술을 마시고 술값은 받지 않았습니다.”

―Y검사가 K나이트클럽에 와서 술을 마신 적이 있나요.

“2002년 말부터 2003년 1, 2월경에 S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한○○와 함께 와서 룸에서 술을 마신 뒤 Y검사가 카드로 계산을 해서 카드 승인서를 폐기한 적이 있습니다.”

―왜 술값을 받지 않았나요.

“제가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고 Y검사가 강력전담이라서 저에 대한 여러 가지 내사를 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접대 차원에서 그런 것입니다.”

▽ P검사 부분

―2003년 7월 3일 오후에 오○○와 같이 서울에서 양길승을 만나 식사를 했나요.

“예. 그날 오후 조카 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서울에 가서 강남의 일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L호텔 커피숍에서 20∼30분간 차를 마신 뒤 양 실장은 택시를 타고 들어가고 저와 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N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커피숍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제가 마치 유○○를 시켜 홍○○의 금품을 갈취한 것처럼 기재된 김○○에 대한 공소장 변경서 사본을 보여주면서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운전을 했던 이○○의 진술에 의하면 룸살롱에서 진술인과 오○○, 성명불상자 1명이 같이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이 사람이 양 실장 아닌가요.

“(대답을 머뭇거리다가) 사실 술집에 같이 간 사람은 서울고등검찰청에 근무하는 P검사입니다.”

―술값은 누가 계산했나요.

“제가 했습니다.”

―그러면 커피숍에서 양 실장을 만날 때 P검사도 있었나요.

“예. 제가 양 실장에게 P검사를 소개하면서 “서로 알아두면 좋지 않으냐. 좋은 기회가 되면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양 실장이 뭐라고 하던가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잘 알았다고만 대답했습니다.”

―억울하다고 하니까 P검사가 어떻게 했나요.

“공소장 사본을 검토해 보더니 제가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둔갑했다고 하면서 청주지검에 근무하는 K검사와 같이 근무한 적이 있으니 K검사를 통해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전화가 와서는 청주지검에 확인을 해봤는데 별일 아닌 것 같더라고 이야기한다고 했습니다.”

―P검사를 어떻게 알게 됐나요.

“2000년 가을경 역삼동의 한 일식집에서 사직동팀에 근무하던 경찰관 J씨의 소개로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에 P검사를 몇 번이나 만났나요.

“1년에 10여회 서울 또는 청주를 오가며 만났습니다.”

―P검사 외에 진술인이 알고 지내는 검사가 있나요.

“먼저 언론에 보도된 (재경지청) Y검사와는 서울과 청주에서 몇 차례 식사와 술을 함께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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