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근 비리 수사결과]‘호의적 거래’ 거짓말 드러났다

입력 2003-12-29 19:43수정 2009-09-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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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가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다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5월 특별기자회견을 자청해 장수천 빚 변제 과정과 이기명 전 후원회장의 용인 땅 매매와 관련된 의혹을 해명했으나 검찰 조사 결과 당시의 해명과 배치되는 사실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후배인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측근들이 금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끝까지 온정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한 기자회견의 진실성 여부가 당장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고 청와대 역시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은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부산 선대위의 선거 잔여금 중 2억5000만원을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통해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가 입은 손실을 메워주도록 지시한 것은 당시의 해명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5월 28일 기자회견에서 장수천 빚 변제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변제 시기를 2002년 8월, 10월, 2003년 2월 3차례로 적시하면서도 “대선자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당시 부산 선대위 자금을 가져다 개인 빚을 갚는데 쓴 것을 숨겼다는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노 대통령의 주장대로 대선자금은 아니지만 숨기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기명씨가 용인 땅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장수천이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노 대통령의 ‘왼팔’인 안희정씨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사전에 계획을 짠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그 후 이런 사실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도덕성도 의심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5월 28일 기자회견에서 “조금 호의적인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을 달리 하거나 그 밖에 어떤 이득을 주고받은 일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해명과는 달리 검찰은 강 회장이 용인 땅 매매 과정에서 무상 대여한 19억원 자체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이 밖에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그룹 문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던 지난해 11월 9일 조찬모임에 노 대통령이 참석한 것에서도 측근 감싸기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 전 실장 사표를 수리한 10월 27일에도 “이 실장이 특별한 잘못도 없는 것 같은데도 물러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선 막바지인 12월 6일 여택수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이 썬앤문그룹 문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이 담긴 쇼핑백을 받는 장면을 대통령이 직접 목격했다는 대목도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 관련 발언
▽장수천 빚 18억원은 저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가 가지고 있던 용인 땅을 28억원에 팔기로 하고 미리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서 그것을 고스란히 그대로 리스로 변제한 것이다. 변제 시기는 2002년 8월, 2002년 10월, 2003년 2월로 이것은 대선자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5월 28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이기명 후원회장이 땅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거래와는 다른 조금 호의적인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을 달리 하거나 그 밖에 어떤 이득을 주고받은 일은 전혀 없다.(5월 28일 특별기자회견에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은 제 고등학교 후배 중에서 서울에서 꽤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고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큰 도움을 받은 편도 아니다.(12월 18일 충북언론인과의 대화에서)
▽이광재 실장 본인의 사퇴 의사가 워낙 완강해 수리하기로 했지만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도 물러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10월 27일 이 전 실장 사표를 수리하면서)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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