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대표 기자회견문

  • 입력 2003년 12월 17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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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먼저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드려야 할 정치권이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한점,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미 알려진대로 지난 대선에서 저희 한나라당이 여러 기업으로부터 500여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아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문제로 인하여 이회창 前총재께서 검찰에 자진 출두하여 조사도 받았습니다.

당의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노대통령께서 특별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대통령 측근비리와 대선자금 수사에 대하여 대통령께서 기왕에 밝혀왔던 입장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국민과 야당이 그토록 요구하는 국정쇄신 마저 거부했습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대통령 자신은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면도 보였습니다.

법률가인 동시에 도덕성을 그렇게 강조하던 대통령이 자신의 불법행위가 상대방과 비교해서 1/10보다 작으면 무죄이고 그것보다 크면 유죄라고 인식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잘못한 일에 대해선 크건 작건 책임져야 합니다.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이상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10발언의 속뜻은 분명합니다. 대선자금 수사에 있어서 노대통령은 검찰수사를 통제하고 있기때문에 가능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불법자금을 한나라당의 그것과 비교해서 1/10이하로 줄여서 맞추라는 가이드라인의 제시라고 우리는 해석합니다.

또한 저와 한나라당이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 그자체가 근거없는 의혹 제기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다 열거하지는 안겠습니다만, 한나라당이 제기했던 의혹 전부가 지금 실체적 진실로 하나 하나 판명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최도술, 이영로, 선봉술, 강금원, 이기명, 양길승, 문병욱, 염동연 그리고 소위 左희정 右광재에 이르기까지 근거없는 의혹이라고 할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습니까

노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하여 국회가 특검을 결정하면 수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지금 검찰이 수사중에 있는 만큼, 저와 한나라당은 기왕에 밝혀왔던 대로 이번 주 중반인 오늘 현재까지 검찰수사를 지켜보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검찰수사에서는 노후보 캠프쪽의 불법자금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국회에서 다른 정당과 함께 대선자금에 관한 특검 도입을 위해 협의에 착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대선자금 특검이 도입될 경우 특검의 수사기간은 적어도 검찰수사가 진행되었던 만큼의 기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형평에 맞을 것입니다.

특검의 수사 방식과 활동의 내용도 검찰수사의 그것과 동일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누구도 자신의 문제에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자연적 정의의 원칙에 따라서 특검은 국회의장이 임명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이와함께 권력형 비리수사와 선거사범 수사를 공정하게 하기 위해 완전한 독립 기구로서 「특별 수사 검찰청」을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정은 제쳐놓고 오로지 내년 총선 승리에만 여념이 없는 듯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노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의 출구조사’를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검찰에 출구조사를 지시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全 지구당을 수사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야당 죽이기 수사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단정합니다.

둘째, 앞으로는 정치개혁과 새 정치를 주장하면서 뒤에서는 야당 자치단체장을 빼내가는 구태정치를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습니다.

김혁규 前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습니다. 노 대통령을 만나서 결정했다고 합니다.

무슨 직을 보장받았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김 지사회에도 저희 한나라당 소속의 많은 지체장들을 상대로 이러한 빼내기 공작이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셋째, 노 대통령은 신성한 대통령직 그 자체도 총선도구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이 달 초 모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략적으로 입당의 효과가 좋은 시점에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또 어제 기자회견에서는 입당해서 선거활동도 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전선거운동입니다. 노 대통령이 앞장서고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이 총동원된 총체적인 불법선거입니다. 이러니 국정인들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노 대통령은 이와같은 총선운동을 중단하고 즉각 국정 대 쇄신을 단행해야 합니다.

국정 분야별로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중립적인 선거관리내각을 구성 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노 대통령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그리고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변하면 저와 한나라당 역시 흔쾌하게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한나라당도 확실하게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과거의 문제에 대해서 응분의 책임을 지겠습니다. 다시 창당한다는 각오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정치개혁 입법을 주도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수준대로 유지하고 지구당과 후원회를 폐지하겠습니다.

둘째, 전국구를 원칙적으로 전원 신인으로 교체하겠습니다.

셋째, 지역구에서도 정치신인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경선의 틀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분구지역을 양성평등 선거구제로 추진하고, 전국구순번은 여성에게 홀수번호로 50%를 배정하겠습니다.

다섯째, 불법비리 혐의가 확정된 자는 전원 공천에서 배제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저희 한나라당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시고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12월 17일

한나라당 당대표 최 병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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