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열우당… “민주와 다시 통합을”, “조순형은 자가당착”

  • 입력 2003년 12월 2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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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민주당이 만만치 않은데….”

11·28전당대회 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20%에 이르자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의 기세를 꺾고 우리당 지지율을 반등시킬 방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각 세력이 내놓고 있는 해법은 제각각이다.

▽민주당에 각 세우는 김원기=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은 민주당 창당 이후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겨냥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그는 조 대표가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순형씨가 됐으니 한화갑(韓和甲) 김옥두(金玉斗) 등 비주류들은 ‘이젠 살았다’고 하겠구먼. 당에서 쫓겨나지는 않을 테니…”라고 폄하했다.

또 2일 중앙위원회의에서는 “조 대표는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때 조 대표 등이 밝힌 의지대로 우리당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배신’이라고 주장하는 자가당착적인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 대표를 비판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노무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데 이어 2일 의총에서는 “재신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1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런 김 의장의 언행은 ‘노심(盧心)’의 대변자임을 내세워 직접 당무를 관장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철, “통합만이 살 길이다”=반면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은 민주당과의 재통합 운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정 고문은 최근 기자와 만나 “조만간 양 당의 의원들이 통합파와 비(非)통합파로 나뉠 것이다. 일각에서는 총선 후 합치면 된다고 하는데 총선에서 다 떨어지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합쳐서 뭐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내년 2월경 통합을 목표로 양 당의 통합론자를 은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고문은 최근 정 고문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 당 통합은 어렵다. 양당 의원들 중 통합파들이 뛰쳐나와 별도의 세력을 구축하는 방식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게 쉽겠나”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정 고문은 “통합론이 무르익으면 우리당에는 ‘천 신 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의원)만 남고, 민주당에는 일부 ‘호남 골수’만 남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김 의장은 김 고문의 통합 주장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동영, “조속히 새 지도체제가 출현해야”=우리당 영입추진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의원 등은 “조속히 새 지도부가 출현해야 한다”며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두 당이 다시 합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당이 비슷한 지지율로 가든지, 우리당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든지 등 두 가지다. 후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길(金正吉)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태랑(金太郞) 상임중앙위원 등 영남권 중심의 원외 인사들도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은 “민주당 대표 경선에 준하는 흥행 매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프로모터가 되어서 영남권 단일 후보 내세우고 정동영 의원 등과 맞서면 된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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