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안전보장문서 형식 제시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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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안전보장 문서화’의 형식과 관련해 양국간 적대관계 해소를 선언한 2000년 10월의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예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일본 교도통신은 워싱턴발 기사에서 북한의 이근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이 9월 말 뉴욕에서 열린 남북한 및 미국 중국 일본 5개국 정부 당국자 비공식 모임에서 이 같은 모델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측 참가자는 이 부국장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적대정책 포기를 증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자 이 부국장은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북-미 양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의 복사본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국은 그해 10월 12일 양국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1953년 체결한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보장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키로 합의했었다. 당시 조 부위원장 방미의 답례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10월 23∼25일) 김 국방위원장을 면담했고,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를 약속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이 부국장이 공동 코뮈니케를 구체적인 예로 거론한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앞으로 북한이 불가침 조약에 집착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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