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들 총선 동원령 내렸나…신당, 영입작업 본격화

  • 입력 2003년 10월 7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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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장차관급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 문제가 정치권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6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직 장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신당에서의 영입 추진 움직임을 언급함으로써 이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될 조짐이다.

▽“장관 흔들기” 공방=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국무위원의 내년 총선 출마는 없다고 했는데 ‘리틀 노’라는 김 전 장관이 현직 장관들의 ‘징발’ 가능성을 흘리며 계속 장관 흔들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당측은 “여권이 가용자원을 풀가동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정동영(鄭東泳) 영입추진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장관의) ‘강제징발’이라도 해야 한다. 16대 총선 때 남궁석(南宮晳)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고사했지만 우리 당이 먼저 (영입을) 발표해버린 적도 있다”며 현직 장차관급도 총선 출마 대상에 내세울 뜻을 분명히 했다.

신당의 장차관급 영입작업은 부산경남권의 경우 신상우(辛相佑) 평통 수석부의장과 김정길(金正吉)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대구경북권의 경우 이강철(李康哲) 전 대통령후보특보와 장영철(張永喆) 전 노사정위원장이 중심역을 맡고, 수도권은 정 위원장과 이해찬(李海瓚) 신당 창당기획단장이 직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은 “현직 장관들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영입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희망사항 수준”이라면서도 “그러나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경남 울산에서 성공하려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는 ‘올인 전략’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봉균(康奉均) 의원도 최근 전직 장관을 10명 정도 만나 신당 합류 의사를 타진하는 등 관계에 넓은 인맥을 활용해 영입작업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당사자들 반응=현직 장관들 중 총선 출마 의사를 자발적으로 피력하는 인사는 아직 없다. 전직 장관급들도 아직 민주당과 신당간의 세력구도 등을 저울질하며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당으로 수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의원이 된다거나 선거에 출마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도 “신당측으로부터 전화 한 통 받아본 적 없다”며 “(정치는 나 같은 전문 경제관료와 스타일도 안 맞고 출마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안동 출마설이 나도는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고향인 대구(수성을)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계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며 출마설을 부인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을 지낸 김명자(金明子) 전 장관도 정치권에서 출마 제의를 계속 받고 있으나 본인은 ‘지역구 의원은 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가 끝나고 신당과 민주당의 공천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마의사를 표시하기 시작하는 장차관급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데에는 양당 관계자들의 전망이 일치하고 있다.

신당 영입(총선 출마)이 거론되는 전현직 고위 관료
수도권김진표 경제부총리(경기 수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경기 수원), 한명숙 환경부 장관(서울),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경기 오산-화성)
영남권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부산),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경남 밀양 혹은 부산 서구), 권기홍 노동부 장관(대구),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경남 마산), 이영탁 국무조정실장(경북 영주), 조영동 국정홍보처장(부산진구 혹은 중동구),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부산 영도),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경남 남해-하동 혹은 창원갑), 한이헌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부산 북·강서을),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차관(경북 구미)
호남권진념 전 경제부총리(전북 전주 혹은 부안-고창)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전남 목포),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전북 전주), 최인기 전 행자부 장관(전남 나주),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광주 광산) *호남지역 전직 장관들은 민주당에서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음
충청권임좌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충남 아산), 박길상 노동부 차관(충남 청양-홍성)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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