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열 대표 "경제살리기에 전념하겠다"

  • 입력 2003년 7월 25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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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5일 광주 제일오피스빌딩 19층에서 열린 전남도지부 위원장 취임식에 참석, "국민을 살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정치가 어디 있느냐"면서 "국민의 호소라고 듣고 노무현 정부가 경제 살리는데 나서주기를 간절히 부탁하며, 한나라당은 앞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만약에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경제 살리는데 나서겠다면 야당은 혼연일체가 되어 법을 고쳐달라면 법을 고쳐주거나 정책을 만들어달라면 정책을 만들어주거나 입 닫고 있으라면 입 닫고 가만 있겠다"면서 "모든 것을 동원해서 도와줄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또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 제의와 관련, "민주당에서도 더 이상 자기들 치부를 덮기 위해 뭘 공개하느니 우리 보고 함께 하자느니 하는 것을 이제 그만두도록 권고한다"면서 "분명히 말하건데 당대표로서 오늘 이후 정치자금이니 대선자금이니 가지고 청와대나 여당이 시비 거는 것에 일체 응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호남지방의 의석 확보문제와 관련해 "광주에, 전남에, 전북에 최소한 비례대표 의석 하나씩은 배정하는 게 불가피한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17대 총선에는 지역에 출마하는 여러 후보들이 전국구에도 함께 출마해서 국회에 진출하는 길이 열리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병렬 대표 발언내용

깊이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린다. 경선 때도 이런 말 했지만 이 자리에 있는 광주 전남 지구당 위원장이나 동지 여러분은 어려운 환경에서 한나라당에 당적을 두고 정당활동을 한다는 게 여러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얼마나 고독한 길이고 얼마나 고통에 부딪히는 길인지 잘 알고 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 지긋지긋한 3김정치와 지역주의 정당에서 벗어날 때 됐다. 말대로 쉽게 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제 길이 보인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지역정당이 아닌 이념에 근거한 정당으로 이제는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고 또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왔다. 16대 총선에서는 어려워도 정책정당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반대로 여당이 그런 모습으로 바뀌어 가면 17대, 18대 가면서 지역을 뛰어넘는 정치의 큰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머지않아 한나라당도 전남 광주 출신의 지역 국회의원을 갖게 될 것이다. 어느 선진국에서나 다 있는 일이 우리에게도 다가올 것이다. 그 때까지 여러분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당을 위해서나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느껴 달라. 절대로 실망 말고 기왕 나선 이 길 꿋꿋하게 걸어가 달라.

그때까지라도 당분간 이 호남지역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여야간 활발한 논의 있겠지만 광주에, 전남에, 전북에 최소한 비례대표 의석 하나씩은 배정하는 게 불가피한 순리라고 생각한다. 17대 총선에는 지역에 출마하는 여러 후보들이 전국구에도 함께 출마해서 국회를 진출하는 길이 열리도록 앞장서겠다.

나라가 너무 어렵다. 광주지역 경기가 어떻다는 것 나보다 다 잘 알고 있지 않나. 수치는 말씀드리지 않겠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기업이 투자의욕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그래서 나날이 경제가 주저 않는 형국이다. 인천에서 한 젊은 어머니가 세 아이를 창밖으로 던지고 투신한 상가를 갔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다. 서민중의 서민이었다. 살기가 너무 어렵고 남편이 날품팔이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돼 카드 빚 져서 카드회사에서 온 가족에게 누가 카드 빚이 2000만원이네 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게 했다. 끼니 걱정하다가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 같다. 이 사회 구석구석에 고통을 겪으며 사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은 것 같다. 330만명의 신용불량자, 경제활동인구의 15%에 해당한다. 가계 빚이 440조를 넘고 있다. 살기가 어려우니까 집을 잡혀서 생활비 쓴 것 같다. 현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민 고통을 덜기 위해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 달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 겉으로 제가 보기에는 경제 살리기에 온몸을 던져서 나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불만이 많다. 대통령은 걷어붙이고 나서서 노사분규를 진두지휘해 해결하고 투자자가 투자할 마음이 생기도록 부추겨 주고 미래 중국과 경쟁해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먹여 살리고 첨단산업분야에 온 국력을 투입하는 모습을 대통령이 보여주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그런데 대통령이 해주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분명히 요구한다. 신당이고 뭐고 정치적인 것 다 그만두고 웃통 벗고 경제 살리는데 나서달라. 내 호소가 청와대의 노 대통령 귀에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에 노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경제 살리는데 나서겠다면 야당은 혼연일체가 되어 법을 고쳐달라면 법을 고쳐주거나 정책을 만들어달라면 정책을 만들어주거나 입 닫고 있으라면 입 닫고 가만 있겠다. 모든 것을 동원해서 도와줄 자세가 돼 있다. 국민을 살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정치가 어디 있나. 국민의 호소라고 듣고 경제 살리는데 나서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

추경예산안 다루면서 과거 같으면 여러 가지 국회 운영차원에서 심의 과정에 전략적 판단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추경예산부터 먼저 통과시키도록 얘기했고 실천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이제 경제 살리는데 당력을 집중해나가겠다. 민주당에서도 더 이상 자기들 치부를 덮기 위해 뭘 공개하느니 우리보고 함께 하자느니 이제 그만두기를 권고한다. 분명히 말하건데 당대표로서 오늘 이후 정치자금이니 대선자금이니 가지고 청와대나 여당이 시비 거는 것에 일체 응대하지 않을 것이고 오로지 경제 살리는데 매진할 것이다.

안보가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북한 핵문제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 불안하다. 주한미군까지 지금까지 해주던 역할을 대폭 수정해 한강이북 부대가 한강 이남으로 철수하는 것 같다. 서울과 판문점 사이 미군 전투부대는 전부 뒤로 빠지는 것 같다. 이런 일은 미국의 세계전략차원도 고려된 것이다. 그러나 내가 판단컨대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대선 때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불행한 사건을 정치적으로 터무니없이 왜곡 활용한 노무현 대통령의 여러 가지 잘못된 판단과도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북한에 대해 군사적 견제를 확보하고 미군이 빠진 상태에서 안심하고 살려면 어마어마한 국방비를 내년 예산부터 부담해야 할 것이다.

광주=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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