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개발 미발굴 유적 파괴 우려"

  • 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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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합의해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조성 사업과 관련해 이 지역의 문화유산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경기도박물관은 22일 ‘고려시대 개성과 경기’ 학술세미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장호수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개성 지역의 문화유산 현황과 보존·관리’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장 위원은 “북한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개성 지역의 유물과 유적은 148곳이며 행정구역상 그 분포는 개성시와 개풍군 일대에 치중됐다”며 “그러나 유적이 많지 않은 이유는 남북 접경지대라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이 지역에 고려시대 이후 불교 사원 70여개와 왕릉 29기가 있었다는 것. 장 위원은 “공단 지역은 이제까지 확인된 문화유산이 많지 않으나 조사에 따라 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며 특히 공단 주변의 신도시 건설에 관해 “아직 문화유산 분포 현황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할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덧붙였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일윤 의원도 20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문헌조사 결과 개성공단 지역에 ‘흥왕사지’ ‘덕물산성지’ ‘영릉(고려 경종의 묘)’ 등 문화유적 30여곳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북한측이 문헌조사 결과 공단 지역에 유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은 허위”라며 “개성공단 예정지의 문화유적에 대한 지표조사 및 발굴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사업은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측이 합의해 결정됐다. 토지공사와 현대아산이 북한 토지를 50년간 임차해 공장 구역을 건설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예정인데 아직 착공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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