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외교, MBC출연곤혹 "그러려면 나오지 말아야죠"

  • 입력 2003년 3월 13일 2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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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이 1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를 하다 곤욕을 치렀다.

윤 장관은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의 방미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에 대한 손석희씨의 집요한 질문을 받은 뒤 “보고는 받았지만 제가 여기서 공개하는 것이 썩 적절한 것 같지 않다. 신문 보도를 참조하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처음부터 추궁하는 듯한 어투를 사용했던 손씨는 인터뷰가 끝나고 광고방송이 나간 뒤 “교수 출신의 외교통상부 장관. 아직 관료사회의 분위기에 적응을 못해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신문보고 알아보라고요. 제가 오늘은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이런 인터뷰 태도 갖고는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나오지 말아야죠”라고 말했다.

방송을 들은 외교부 직원들은 손씨의 발언에 대해 인신공격성이라며 발끈했고, MBC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으면 인터뷰 과정에서 얘기해야지, 일방적으로 자기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이용해 비난하는 것은 ‘등 뒤에서 총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흥분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이 프로그램의 게시판에는 손씨의 발언 및 윤 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손씨의) 어린애 나무라는 듯한 발언은 장관 정도는 방송국 사회자의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밖에는 들리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은 “신문 보고 확인하라는 말을 하려면 왜 나왔느냐”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제작을 맡은 홍동식 PD는 “방송이 나간 뒤 ‘장관의 설명 자세가 옳지 않다’ ‘장관에 대해 진행자가 무례했다’ 등 엇갈린 청취자 반응이 전화와 인터넷으로 접수됐다”면서 “진행자 손씨와 논의한 결과 장관의 태도를 지적하는 방법이 감정적이었다는 점에 공감하고 14일 오전 프로그램에서 해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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