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나와 노사모, 대형사고 친 共犯…앞으로도 책임 나눠야”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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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150여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대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경호팀 외에는 다른 수행원 없이 행사에 참석했다.

노 당선자는 인사말을 통해 “정말 감개무량하다. 설계도도 나침반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 신(神)의 안내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요즘 대통령답게 걷는 방법, 대통령답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그는 “2000년 총선에서 주저앉았던 나를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 세워 이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여러분은 나와 함께 사고를 친 ‘공범(共犯)’이니, 앞으로도 그 책임을 같이 나눠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며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어 “과거 정치인을 낙선시키는 운동이 있었지만 당선시키자는 운동은 이번 대선이 처음이며 앞으로는 그런 일들이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일어날 것으로 본다.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역할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갈 길은 멀고 험하다. 큰 틀에서의 사회개혁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석구석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도 필요하다. 앞으로 시민 옴부즈맨제도를 활성화하려 한다”면서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정보체계에다 여러분 같은 시민으로부터의 정보체계를 갖게 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짱’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1시간반가량 진행된 식사 후 노 당선자는 지역별로 회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노사모를 주도해온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 명계남(明桂男)씨는 확대운영위 회원이 아니어서 불참했다.

한편 노사모는 이날 확대운영위 회의를 열고 회원들의 전자투표를 통해 진로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최근 경남 통영 노사모가 해체를 선언하는 등 부산 경남지역의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자진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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