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탈퇴 성명후 북한표정]民官軍 총동원 ‘對美 결전의지’ 과시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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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10일) 이후 북한 사회는 민관군을 망라한 ‘총 동원체제’에 돌입한 느낌이다.

선언 다음날인 11일엔 평양 시내 곳곳에서 주민 100만명을 동원해 90년대 들어 최대 규모의 군중대회를 개최하고 NPT 탈퇴 지지 및 대미(對美) 결전 의지를 다졌다.

홍성남 내각총리는 대회 연설에서 ‘NPT 탈퇴성명’을 낭독한 뒤 “이번 성명은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을 생명으로 여기는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응당한 자위적 조치이며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관영 중앙통신은 “시내 여기저기에서 대하(大河)처럼 흘러드는 군중의 가슴마다에는 조선 인민의 백년 숙적인 미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치솟는 적개심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고 대회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93년 3월 NPT 탈퇴 선언을 며칠 앞두고 김정일(金正日)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의로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한 다음날 김일성광장에서 10만여명을 동원한 군중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90년대 들어 이번과 같은 대규모 군중대회를 연 적이 없다.

또 방송사들은 11일에도 주요 뉴스 시간마다 NPT 탈퇴성명을 계속 재방송하는 한편 당·정·군 사회단체 인사들의 반응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노동신문도 11, 12일 연이어 사설과 논평을 내고 “미제와의 대결전에서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피는 피로써 무자비하게 맞설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이제선 원자력총국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편지를 보내고, 박길연 주 유엔대사, 최진수 주 중국대사,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주재 김광섭 대사가 동시다발적인 기자회견을 여는 등 국제사회와 유엔을 향한 선전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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