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 '노사모'와 격의없는 한때

  • 입력 2003년 1월 12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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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150여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대선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경호팀 외에는 다른 수행원 없이 행사에 참석했다. 노 당선자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노사모 회원들은 육성으로 팡파레를 울리며 환호했다.

노 당선자는 인사말을 통해 "정말 감개무량하다. 설계도도 나침판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 신(神)의 안내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요즘 대통령답게 걷는 방법, 대통령답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그는 또 "2000년 총선에서 주저앉았던 나를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 세워주어 이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여러분은 나와 함께 사고를 친 '공범'(共犯)이니, 앞으로도 공범으로서 그 책임을 같이 나눠야 할 것이다"며 지속적인 성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갈 길은 멀고 험하다. 큰 틀에서의 사회개혁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석구석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도 필요하다. 앞으로 시민 옴부즈만제도를 활성화하려 한다"면서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정보체계에다 여러분 같은 시민으로부터의 정보체계를 갖게 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짱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식사 후 노 당선자는 지역별로 회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그러나 노사모를 주도해온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 명계남(明桂南)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노사모는 이날 행사 직후 확대운영위 회의를 열고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전에 회원 전원의 전자투표를 통해 향후 진로를 결정하기로 했다. 부산 경남지역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자진 해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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