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北核 보도]“많은 한국 젊은이 北核 반대안해” NYT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8시 14분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유럽과 중국 등의 주요 언론은 한반도 주변국들의 단결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8일 “한국과 미국만으로는 북한을 통제할 수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일본도 역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사설에서 “고립이나 군사행동만으로는 북한의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면서 “북핵을 저지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미국이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단결시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르몽드는 29일자 기사에서 “북핵 위기의 증폭은 상당 부분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며 “대북(對北) 대화와 협력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며 특히 북-미간 대화 재개를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27일 이라크와 북한에 대한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23일 발언 등 미국의 강경 기조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은 “위협이나 비난, 압력, 강경한 요구 등으로는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북핵에 대한 한국 내 반응에 주목하며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29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금융계에서 일하는 심완규씨(31)는 “북핵은 방어용”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대학생 김효진씨(26)는 “만일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을 위협한다면 북한도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의 허세에 단련돼 있는 한국과 미국이 느끼는 공포감에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전쟁 당시의 궁핍한 기억은 거의 없고 부(富)가 쌓이는 과정만을 경험한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피가 정치적 이념보다 진하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미국편에 서기보다는 자신들이 미국과 북한의 싸움 중간에 끼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28일 서울에서 있었던 북핵에 대한 항의시위에는 약 70명이 참가한 반면 동등한 한미관계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는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해 대조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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