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盧, 대북관 싸고 설전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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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16일 북한 핵 문제 해법과 대북인식을 중심으로 열띤 안보논쟁을 계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25 동란이후 어느 정권에서도 남북간 에 전쟁이 없었으나 유독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민주당 정권하에서 두 번의 서해교전이 있었고 핵 문제가 터졌다"며 "실패한 햇볕정책을 계속하고 핵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결코 '평화의 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후보를 겨냥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이회창 중 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나는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나 핵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신념이 있고 4강 수뇌를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이날 태안, 서천 등 충남 서부지역 유세에서 "평양방송의 내용을 그대로 말하는 노무현 후보는 평양의 대변인아니냐"며 "전쟁이 무슨 장난도 아닌데 국민을 극단적인 말로 협박하는 행태는 곤란하다"고 노 후보를 비판했다.

민주당 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거리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며 "이 후보가 현금지원을 끊으라고 하는 말은 금강산 관광과 경제교류 중단을 말하는 것이며, 그러면 남북관계와 대화도 끊긴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남북대화가 막히면 94년과 같은 핵 위기를 누가 무슨 수로 중재하고 해소할 것인가. 갈 데까지 갈 수 있다"며 "남북관계가 그렇게 긴장으로만 가고 전쟁의 위협이 계속될 때 동북아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또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논평을 내고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알렉산드로 만소로프 박사가 9일 이 후보를 '전쟁불사론자'라고 진단한 글을 발표한 것을 노 후보가 참조해 언급한 것으로 조평통 발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 후보는 매사를 북한에 맞춰보는, '외눈박이' 체질이기 때문에 균형잡힌 건강한 대북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며 그래서 전쟁위기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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