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공약 분석 "李 기업활동 촉진…盧 정부 시장개입"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8시 14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일 대선후보 3인의 정책공약을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경제중심적 성향,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사회통합에 중점을 둔 분배중심적 성향,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노동계층을 대변하는 노동중심적 성향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이날 오후 전국 4000여 회원기업에 배포한 80쪽 분량의 ‘주요 대선후보 공약 비교분석’ 자료에서 경제 노동 복지 기타 4개 부문별로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해 발표했다. 경제단체가 대선후보의 공약을 평가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료에서 경총은 이 후보의 경제 공약이 기업활동 촉진에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경총은 이 후보는 최대한 시장기능을 살리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입장으로 기업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통해 기업활동을 촉진하고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봤다.

경총은 이와 달리 노 후보는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고 정부 개입을 인정하는 정책이 주류이며 대기업 규제 유지, 법인세 인하 반대 등 순수 시장원리보다 정부 개입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활동을 지원하거나 촉진하는 데 다소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또 권 후보는 대기업 규제 강화, 부유세 신설, 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 시장경제원리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 진보적 사회주의 경제이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또 유력 후보인 이 후보와 노 후보의 공약 사이에 유사한 것이 상당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성과 일관성에서 의문이 있는 공약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계 출신인 권 후보의 공약은 비타협적이고 현실감이 결여된 주장이 많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혀 권 후보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총은 “공약들은 후보의 소속 정당이 공식 발간한 공약집 내용을 주축으로 하되 TV 토론 등을 통해 후보가 말한 내용 등도 참고했다”면서 “이 자료는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시장경제 창달을 통해 기업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회원 기업들이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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