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떡해" 민주당 파견 정부 전문위원들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9시 07분


“우린 어디로 가지.”

각 부처에서 민주당에 파견된 당 정책 전문위원들이 대선 이후 거취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민주당의 부처 파견 전문위원은 올 상반기까지 10명이나 됐다. 하지만 그동안 4명이 해당 부처나 산하기관으로 돌아갔고 현재 6명만 남아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선 공약 수립을 돕거나 TV 신문의 각종 토론 자료를 만들고 있다.

부처 파견 전문위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친정’인 해당부처로 못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민주당 집권을 위해 뛴 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부처 출신의 A위원은 “선거 전에 되돌아가면 좋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면서 “행정자치부에서도 우리가 돌아갈 자리는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위원도 “97년 대선 때도 한나라당에 파견됐던 부처 소속 전문위원들이 선거 후 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옷을 벗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초조함을 감추지 않았다. C위원도 “정권이 교체돼 장관이 바뀌면 우리한테 신경이나 쓰겠느냐”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불안해했다.

이들 전문위원은 대부분 1급(차관보급)으로 승진한 직후 당으로 차출돼 온 케이스. 이들은 당 파견과 함께 퇴직했기 때문에 형식상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관례상 대부분 원대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 정부 초기 대부분의 정책이 당정협의를 통해 결정됐을 때 관료들이 당 전문위원 자리로 서로 오려고 다툴 만큼 좋은 자리였지만 대선을 앞둔 올해부터는 서로 가기를 꺼리는 ‘찬밥’ 자리로 전락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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