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교섭단체 참여 유보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8시 31분


자민련 김종필 총재(오른쪽)가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당 진로를 협의하기에 앞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 서영수기자
자민련 김종필 총재(오른쪽)가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당 진로를 협의하기에 앞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 서영수기자
자민련은 11일 진로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했고, 자민련과 함께 제3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려던 민주당 탈당 의원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독자적인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자민련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 탈당 의원들과 함께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키로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바라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결론을 유보했다.

자민련 의총은 국회 총재실과 여의도 모 음식점, 당사 회의실로 세차례나 자리를 옮겨가며 무려 5시간이나 계속됐다.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오전 의총에서 교섭단체 구성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으나 이양희(李良熙) 이재선(李在善) 의원 등은 “지구당 당직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교섭단체가 신당이나 특정 후보 지지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오찬 모임부터 참석해 우회적으로 교섭단체 필요성을 강조하긴 했으나 분위기는 김 총재 뜻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 △김 총재 중심으로 단결하고 △교섭단체 구성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애매한’ 결론이 내려졌다.

한편 자민련 의총 결과를 기다리며 국회 의원회관에서 2시간 가까이 대기하고 있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민주당 탈당 의원들은 ‘교섭단체 참여 유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 안동선(安東善) 의원까지 포함, 모두 17명으로부터 교섭단체 참여 서명을 확보했고 민국당 강숙자(姜淑子) 의원의 참여도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자민련만 참여키로 하면 일부 이탈이 있더라도 30명 가까운 의원으로 즉시 교섭단체를 등록할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한 탈당 의원은 “독자적으로도 교섭단체 구성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18명이 확보된 만큼 2명을 채우면 된다는 것이다. 우선 이용삼(李龍三) 의원 등 추가로 탈당할 의원들이 있고,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박상천(朴相千) 이협(李協) 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도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박상천 최고위원, 정균환 총무는 이날 오후 잇따라 접촉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총무 등은 단일화 협상 과정을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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