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前美국무 "北 먼저 核개발 포기해야"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53분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 박영대기자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 박영대기자
“공화당의 중간 선거 압승으로 향후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북 강경 보수파인 공화당 의원들의 입김이 세질 것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10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개막된 ‘민주주의공동체 비정부포럼 2차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후 북-미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먼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 94년 제네바 합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또한 한국 및 일본 등 관련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화당의 중간 선거 압승으로 대북 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이라고들 하는데….

“내가 평양을 방문한 것이나 북한과 94년 제네바 합의를 체결한 것 등에 대해 처음부터 강력하게 반대해 온 세력들이 공화당에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만큼 미국의 외교 정책에 있어 이들은 목소리를 낼 것이며 행정부가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라크와 북한에 대한 미 외교정책의 차이점은….

“이슈와 그 해결방법이 다르다. 미 행정부는 북한을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외교적인 해결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맺기를 원하는데 북-미간 타협점은 있나.

“2000년에 내가 북한 조명록 총정치국장을 만났을 때 상대방에 대한 적대의사를 갖지 않는다는 문서(북-미코뮈니케)를 체결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북한은 협의를 깨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제네바 기본합의는 오히려 부시 행정부가 파기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미국과 관련국들은 그동안 경수로 등 중요 지원을 정규적으로 해 왔다. 협정 파기의 책임을 미국이나 일본 한국에 지워서는 안 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김정일 정권이 스스로 핵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함으로써 협정 파기를 야기했다는 점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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