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도쿄발언' 정치권 공방 "한나라 정치공작 의혹"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9시 12분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의 ‘도쿄 발언’ 배경을 둘러싸고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한나라당이 28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측은 이 전 회장의 발언 배후에 한나라당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철(李哲) 조직위원장은 일일전략회의에서 “이 전 회장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고교 동창인 것을 보면 국민들은 이 전 회장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다 알 것이며 이 사건의 화(禍)는 한나라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도 논평에서 “이 전 회장의 도쿄 기자회견에 앞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자들이 현지 특파원들에게 기자회견을 통보했다”며 “이날 기자회견이 정치공작의 냄새가 짙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가 연루된) 병풍(兵風)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근거로 민주당이 지금까지 정치 공작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이미 검찰 수사가 끝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놓고 다시 공세를 취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정 의원은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 빠른 시일 안에 진상을 밝히자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정치 공작 운운은 터무니없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런 정치 공작이나 개입은 한나라당이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그동안 이 정권이 해왔던 특기 중의 하나로 덮어씌우기를 보면 (정 의원은) 역시 ‘DJ의 양자’답다”고 반격했다. 남 대변인은 이어 정 의원의 국정조사 실시 제안에 대해 “궁지에 몰리자 자신을 강변하기 위해 허장성세를 부리는 것 같다. 대선 일정상 쉽지 않으리라는 계산에서 나온 면피성 발언”이라고 폄하했다.

민주당은 정 의원과 한나라당 이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이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정 의원은 대통령후보로서 국민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미경(李美卿) 선대위 대변인은 “정 의원이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제안한 만큼 이 후보도 두 아들 병역비리에 대한 특검제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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