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옥죄기 계속땐 강력 대응" 경고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5시 30분


북한은 미국이 자국에 대한 '옥죄기'를 계속할 경우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22일 경고했다.

관영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이같이 경고하고 미국은 "무력정책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고 북한중앙통신 영문판이 전했다.

또 북한 평양방송도 이날 북미대화는 1994년 제네바기본합의문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내리누르려는 식의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사설= 사설은 "미국은 현재 위협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무기감축'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같은 소란은 합당한 것이 아니며 미국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의 이번 사설은 남북 장관급회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북한의 핵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양측은 현재 합의문 문안을 놓고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신문은 또 "만일 미국이 계속 북한에 무력을 통해 압력을 가하고 질식시키려 한다면 후자(북한)는 강력한 대응 외에는 달리 선택할 방안이 없다"고 경고했다.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앞서 미국이 자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북한이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평양방송=평양방송은 이날 북미대화는 1994년 제네바기본합의문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내리누르려는 식의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미국은 오만한 강권정책을 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물에서 미국이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증거도 없이 이라크를 공격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이같이 주장했다.

방송은 "우리의 입장은 조(북)-미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과 국제관계 발전 추세에 맞게 조-미 적대관계를 자주성과 공정성 평등의 원칙에서 해소함으로써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 나가서는 아시아와 세계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자는 것"이라면서 "조-미 대화는 조-미 기본합의문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데로 지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이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 "오늘 미국이 떠드는 우리의 위협설과 무력축감 문제는 이치에 맞지 않으며 우리에게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 호전세력들이 우리나라를 악의 축으로 몰아붙이면서 핵무기 사용대상국으로 올려 놓고 있어 우리는 국방력을 튼튼히 다지고 전투태세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이어 "미국이 우리를 강권으로 내리누르고 압살하려는 입장을 계속 취한다면 우리도 강경대응의 도수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면서 "6·15북남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과 남 사이에는 여러 갈래의 대화와 교류가 진행되고 있으며 조(북)-일관계에서는 사변적인 국면이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미국이 살아갈 길은 강권정책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길에 나서는 길"이라면서 "미국 집권층들은 평화를 요구하는 세계 인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평양방송은 북한의 핵 개발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북미대화가 제네바합의 이행을 위한 것이어야 함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이 합의를 어겼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