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무비자로 입국 당분간 힘들듯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01분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 양빈(楊斌) 행정장관이 30일부터 중국 단둥(丹東)을 통한 한국인 등의 신의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분간 입국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 장관과 신의주 특구 구상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 장관은 29일 조만간 구성될 행정구 입법위원 15명 가운데 1, 2명을 한국인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장관은 이날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허란춘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입법위원은 현지 주민들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며 한국인 임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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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신의주에 투자를 하는 한국 기업인과 직원들이 이곳에서 이산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북한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이미 끝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한국 기업의 신의주 특구 건설 참여 문제에 대해 “전기 도로 통신 항만 폐수 처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프라 건설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서 “특히 철산군에 건설될 5만∼20만t 규모의 항만 접안시설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의주 특구 건설계획과 관련해 그는 “상주인구 150만명, 유동인구 100만명의 유럽식 국제화 도시를 향후 10년 동안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다음주부터 1년간 주민 50만명을 일단 이주시킨 다음 현지인 20만명을 다시 선별해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5월부터 남신의주에 인구 50만명 규모의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이어 “다음달 중순부터 정지작업 등 신의주 기초 건설공사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역사 유적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된다”라고 말했다.

양 장관은 30일 외국인의 신의주 무비자 입국과 관련해 “북한쪽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중국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 국경일(건국기념일) 1주 연휴가 끝나야 할 것”이라고 밝혀 8일 이후에야 신의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양 장관은 자신이 신의주 특구 장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나는 네덜란드 국적뿐만 아니라 북한 국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7일 방한하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단둥에는 이날 신의주에 들어가기 위해 한국 일본 홍콩 등의 기자 100여명이 몰려 와 대기했다.

선양〓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단둥〓이종환기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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