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13선거일 NLL 남방 4마일까지 침범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55분



북한 경비정들은 6월 한 달 동안 5차례나 북방한계선(NLL)을 넘었고 특히 지방선거가 실시된 6월13일에는 NLL남방 4마일이나 깊숙이 침범했으나 군 당국은 매번 “특이 동향 없었다”는 발표로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침범 현황〓6월11일 오후 7시25분 서해 소청도 인근에서 북한 경비정 1척이 NLL남쪽 0.5마일까지 남하했다. 6월 들어 첫 번째 NLL 침범이었다. 이 경비정은 50분 뒤인 오후 8시15분 북으로 돌아갔으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경비정이 인근에서 조업중이던 북한 어선의 단속 과정에서 NLL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틀 뒤인 13일 오전 10시45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경비정 1척이 다시 NLL을 넘었다. 우리 고속정 2척이 즉각 출동, 차단기동에 들어갔으나 북한 경비정은 이를 무시하고 NLL남쪽 4마일까지 남하했다. 이에 따라 우리 해군은 2척의 고속정을 추가로 투입한 끝에 오후 1시18분경에야 북쪽으로 쫓아낼 수 있었다. 이때도 합참은 북한 경비정에 특이 동향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27일 낮 12시16분 경 북한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NLL 남쪽 1.5마일까지 침범했고 28일 오전 9시24분경에는 2척의 북한경비정이 다시 NLL을 넘었다. 2척의 경비정이 동시에 NLL을 침범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었다.

북한은 다음 날인 29일 두 척의 경비정을 동시에 NLL남쪽으로 내려보내 우리 군의 관심을 분산시킨 뒤 그중 한 척이 우리 고속정에 기습공격을 퍼붓는 도발을 감행했다.

▽잇따른 침범에 대한 미온 대응 논란〓6월중 발생한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이 단순 월선이었다는 합참의 성격 규정은 결과적으로 성급한 것이었음이 국방부의 서해교전조사 결과 확인됐다.

국방부는 7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6월 들어 북한 경비정들이 NLL을 잇따라 침범하는 등 전과 다른 도발 징후를 보였지만 방심하다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6월13일 침범 당시 해군 2함대사령부는 △북한경비정이 NLL 4마일 남쪽까지 밀고 들어왔고 △2시간30여분간이나 퇴거를 거부했고 △11일에 이어 연속 침범하는 등 특이한 동향을 보였다고 판단,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합참은 이를 무시하고, 이 또한 단순 월선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북한경비정이 어선을 찾는 듯 배회했고 우리측의 차단기동에도 불구하고 저속으로 기동하는 등 별다른 위협이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하급부대의 ‘이상 감지’를 군 수뇌부가 면밀히 분석, 대처하지 않고 오히려 경계심을 늦추는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합참이 그동안 “북한 경비정이 어선 단속을 위해 월선한 것 같다”고 설명한 대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군의 전술지휘통제체제(KNTDS)에는 북한경비정의 침범 때 단 한 척의 북한어선도 NLL을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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