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담장에 24시간 통제… 탈옥은 기적”

유태준씨가 평양의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을 탈출해 재탈북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한 탈북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웃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보위부 감옥은 24시간 철저히 감시되므로 탈옥은 기적 같은 일이라는 것.

정치범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한 탈북자(34)는 “평양 보위부 감옥은 3m 높이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감방 내부까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며 “솔직히 유씨의 탈출이 쉽게 믿어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57)도 “보위부 감옥에서의 탈출 가능성은 거의 ‘제로(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유씨가 서울로 돌아왔으니 그 말을 안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놀라워 했다.

유씨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보위부 감옥에서 엄청난 고문을 받고 기도를 하고 싶었지만 감시 카메라가 코앞에 있어 눈을 감을 수 없을 정도”라며 삼엄한 경비 태세를 설명하면서도 “두 차례의 기자회견 이후 나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져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어떻게 그처럼 쉽게 탈옥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정색을 하고 “쉽게 탈옥했다는 질문의 전제부터 잘못됐다. 나는 목숨을 걸었고 그래서 무서운 것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