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의원들이 전한 민심 "게이트 이름 외기도 힘들어"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18분


“선거도 좋지만 경제에 좀 더 많은 신경을….”

2일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정초의 ‘바닥 민심’은 한결같이 냉랭했다. 또 각종 ‘게이트’와 끊이지 않는 정쟁으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게이트 사건이 조속히 정리돼 정치권이 제 궤도를 찾아야 경제가 좋아질 것이다”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민심이 흉흉하다. 게이트 사건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광주 남) 의원은 “나라가 잘되려면 정치권이 제발 시끄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고, 김민석(金民錫·서울 영등포을) 의원은 “정치가 제대로 안 되고 싸움만 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과 함께 정치가 안정돼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이 좀 더 잘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충북 보은 옥천 영동) 의원은 “‘게이트’라는 것이 하도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니까 이제는 뉴스를 접하고도 무슨 비리인지 이름도 기억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또 권철현(權哲賢·부산 사상) 의원은 “새해가 밝았지만 각종 권력형 비리의혹은 앞으로도 더 터져 나올 것”이라며 “이 정권은 의혹을 밝힐 의지가 없는 만큼 특검제를 도입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와 월드컵, 12월 대선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고 지역구를 다녀온 의원들은 전했다.

민주당 원유철(元裕哲·경기 평택) 의원은 “월드컵과 부산 아시아경기 등 국가대사가 있는데, 정치권이 잘해야 나라가 잘될 수 있다는 걱정과 기대를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큰 선거가 두 번이나 있어서 자칫 선거를 통해 국민 마음이 갈라질까 우려하더라”면서 “정치인들이 선거 과정에서 흑색선전과 지역갈등을 조장하면 큰일난다고 걱정하더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서울 강남)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치 행태가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또 다시 선거 위주의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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