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李게이트' 역공… "구여권 4명 정치자금 받아'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9시 02분


10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선 한때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한 여야의 공수(攻守) 입장이 뒤바뀌었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이 오히려 한나라당의 이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역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제기한 한나라당 관련 의혹은 다음 네 가지였다.

첫째, 광주에서 가스충전소 한 곳을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였던 이용호(李容湖)씨가 95년 여운환(呂運桓)씨의 소개로 알게 된 당시 여당의 광주시지부장 도움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 시지부장은 작년 1월 여씨가 회장으로 있는 서울 중계동 삼육오마트 개업식에도 참석했다는 것.

둘째, 이씨가 구여권 인사 4명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것.

셋째, 이씨가 관여한 벤처기업의 전환 사채 발행 당시 야당 의원 4명이 관련됐다는 것.

넷째, 도박 골프 혐의로 구속된 박순석(朴順石) 신안종합건설 사장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재정위원, 국제통일분과위원과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구여권 인사들과 더 가깝다는 것 등이었다.

김 의원은 질문 원고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던 이 같은 의혹을 속사포 쏘듯 거론하고 “총리는 즉시 검찰에 수사를 지시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다고 비난하더니 김 의원 본인이 의혹 부풀리기를 한다”고 흥분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씨가 구여권 인사에게 정치자금을 보냈다면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건넸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만약 자금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현 여권에는 더 많은 돈이 갔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또 “확인 결과 박순석씨는 우리 당의 재정위원을 한 적이 없고 다만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중앙위원을 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지부장을 지낸 이환의(李桓儀) 부총재도 “이씨든 여씨든 면식도 없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출자한 삼육오마트의 개업식에도 시도의 초청장을 받고 간 것이다. 개업식에는 민주당쪽에서 30명 이상이 참석했던데 이들도 로비를 받은 것이냐”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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