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최고 국회연설]"말로만 경제회복 당정 신뢰 잃어"

  • 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39분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경제 문제와 국가 위기의 원인을 낙후한 정치 때문으로 진단하고 여야의 동시 반성을 촉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머리숙여 반성’ ‘책임을 통감’ ‘반성할 대목’ ‘통렬한 반성’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여야 대표연설 비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주요 현안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정부의 대미지원 초당적 협력미국의 반테러전쟁야당의 초당적 협력 환영
상호주의 바탕한 포용정책대북정책햇볕정책이 평화의 유일한 대안
경제팀 전면 쇄신경제여야정 국가전략협의회 구성
국가권력이 폭력조직과 결탁한 국기문란사태이용호 게이트야당 주장은 근거없는 의혹 부풀리기
교원 사기 진작사회 분야사회적 약자 보호 및 쌀값 안정
신문사 대주주 구속은 언론탄압언론 문제언급 안함

그는 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미국의 반(反)테러 전쟁 지원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용호 게이트’나 대북정책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대해서는 비난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다음은 연설요지.

▽반(反)테러 전쟁〓내년 월드컵과 아시아경기가 치러지는 우리로서는 세계인이 안심하고 한국을 찾아올 수 있도록 테러에 대한 완벽한 대비태세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대북정책〓햇볕정책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몰아내는 유일한 대안이다. 야당은 대북 지원을 엄청난 퍼주기라고 선동해왔으나 국민 1인당 1년에 2300원, 한달에 200원을 도와준 셈이다. 민족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80년대에 중단된 남북 국회회담을 속개해야 한다.

▽정쟁 반성〓위기에 직면한 지금 여야가 정쟁중단을 선언해야 할 때다. 여당은 발목잡기를 한다는 이유로 야당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동시에 야당은 한국사회의 절망만을 얘기해 왔다. 외국 투자가들은 이런 낙후하고 불안정한 구정치가 경제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정부와 여당은 경제재건 과정에서 국민에게 신뢰를 심지 못했다. 작년에는 올 상반기에, 올해 들어와서는 3·4분기에 또 4·4분기에 경제가 좋아진다고 계속해서 말을 바꾸었다. 그러나 (야당이) 위기를 과장하고 증폭시키는 것은 국가경제에 결정적인 손해를 끼치게 된다. 먹고사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일류국가〓국민과 국회가 초점을 모아야 할 것은 원대한 비전을 갖고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중국을 따돌리고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문제다. 이 시대의 비전은 정보기술(IT)산업과 생명공학에 있다. 2020년대, 2030년대 이후까지를 내다볼 수 있는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을 위해 대통령 직속의 ‘미래비전위원회’를 구성하자.

▽이용호 게이트〓야당은 국정감사조차도 전 과정을 근거없는 공격과 음해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관련자에 대한 자필 비망록이 있다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시켰지만 검찰의 요구에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야당의 국정조사 주장은 유언비어 유포를 위한 선전장을 마련하겠다는 정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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