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기금 방만운용 비난 피하려 평가내용 공개안해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30분


정부가 220조원을 굴리는 57개 연기금의 지난해 운용실적을 평가한 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28일 ‘2000년 기금운용 평가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다음달 2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기금운용평가단(단장 김중수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에서 평가한 57개 개별기금에 대해 14개 평가지표로 매긴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지표는 개별기금의 운용현황과 사업 및 관리 행태를 계량화한 것으로 실적에 따라 5개 등급을 매겼다.

정부는 기금제도가 도입된 1961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8월 기금운용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197조원의 기금운용이 방만하고 관리방법도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이 일자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기금의 순위까지 발표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순위를 내놓지 않고 ‘개선실적이 양호한 기금’과 ‘추가개선이 요구되는 기금’ 등으로 밝혀 평가방법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획예산처와 기금운용평가단에 따르면 57개 기금은 자산운용 분야에서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기금 사업운용도 핵심사업에 주력하지 않고 문어발식의 확장사업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박인철(朴寅哲) 기획예산처 예산관리국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57개 개별기금에 대해 모두 실사를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국회에 보고한 후 나중에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최영해·박중현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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