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美망명신청 김순희씨 "中에 두고온 아들 보고 싶어"

  • 입력 2001년 5월 13일 23시 11분


“중국에 두고 온 아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김순희씨(37)는 11일 현재 머물고 있는 샌디에이고에서 인터뷰를 했다.

함경북도 철산이 고향인 김씨는 천진대 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한 초등학교에서 재직중이던 94년 2월 세살배기 아들(영민)을 데리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 옌볜(延邊)으로 탈출했다. 그 후 6년 동안 중국에 살다가 지난해 11월 홍콩과 필리핀을 거쳐 멕시코에서 샌디에이고로 밀입국하다 체포됐으나 인권단체와 한인들의 도움으로 8일 가석방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에 대한 느낌은….

“아주 좋다. 북한이나 옌볜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들과 연락은 되나.

“3월 11일 영민이 생일 때 전화를 했다. 영민이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선생님이 돌보고 있다.”

-탈북 전 북한 실상은….

“주민들은 (식량) 배급 2, 3일 전부터 이불을 뒤집어쓰고 줄을 서 있어도 강냉이가 모자라 배급을 타지 못했다. 구호품(쌀)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나무 잎사귀를 먹기도 했다.”

-탈북 동기는….

“이런 데(북한)는 살 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국경 경비가 삼엄했을 텐데….

“두만강의 경비가 심해 총에 맞아 떠내려가는 시체를 목격하기도 했다.”

-옌볜 생활은….

“생선장사와 뜨개질, 바느질로 돈을 모았다. 탈북 후 2년 정도 됐을 때 한번은 탈북자들이 코와 손바닥을 쇠꼬챙이 같은 것으로 꿰인 채 끌려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미국에 살게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내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몰라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 영민이가 보고싶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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