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남북경협시대]KDI, 북한 관료에 자본주의 강의 준비

입력 2000-09-21 13:59수정 2009-09-2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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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 개막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시장경제 이식’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등 제3국에서 북한 관료들을 대상으로 개방 경제정책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이 중심

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북한의 개방 이후 충격을 완화하고, 남북한 공동의 경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DI가 준비 중인 프로그램에는 △북한 내 외국인 투자 확대에 따른 정책 개발 △중국의 개방정책에 관한 연구 △남북 교류 증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책 마련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손병두 부회장도 얼마 전 북한에 통일경제경영원(가칭)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남북경협이 급진전되고 대북투자가 활성화되면 현지 투자업체의 경영책임자로 북한 인력을 쓸 수밖에 없는 만큼 남한 기업이 앞장서서 이들에게 자본주의 경제원리에 대한 교육을 담당할 기구를 두어야겠다는 것이다. 손 부회장은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에 이러한 교육기관을 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 역시 이러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 쪽에 대북 채널을 요청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경련이 이러한 사업에 나서게 된 데는 아무래도 그동안 북한에 투자했던 업체들에서 건의해오는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을 위한 실무 기술은 현지 인력을 대상으로 단기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익 창출 구조 등 자본주의 경영 원리 전반을 심어주지 않으면 장기적인 투자 활성화가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북한 기업에 원가 개념 등 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구상에 속도를 붙이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전경련 원용득 팀장은 “북한에 대해 자본주의 ‘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 97년에는 이와 비슷한 구상을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제안했다가 거부당한 적도 있다. 북한 관료들을 상대로 한 연수 프로그램이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건 문제는 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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