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 이모저모]"겨레에 선물을"

  • 입력 2000년 8월 29일 19시 00분


29일 평양 제2차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남북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내자고 서로 다짐했다.

○…낮 12시50분경 남측대표단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서 북측단장인 전금진(全今鎭)내각참사를 만난 박재규(朴在圭)수석대표는 10여분간의 환담에서 “1차회담 결과 못지 않은 결과를 맺어 겨레에게 좋은 선물을 안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 이에 전단장은 “북남수뇌에 의해 마련된 역사적 공동선언에 의해 북남관계에서 대단한 진전이 있었고 좋은 일도 많다”며 “이로 인해 인민들도 기뻐하고 통일열기에 부풀어 있다”고 화답.

박수석대표는 “1차 회담에서 단장선생께서 베이징(北京)을 통해 왔기 때문에 피곤했겠지만 이번에는 남북 직항로로 와 편했다”며 “이번이 세 번째 (평양)방문인데 자주 오니 가깝게 느껴져 마치 서울에서 제주도로 온 기분”이라고 언급.

○…평양에 도착할 때까지 회담일정을 잡지 못했던 남측대표단은 북측이 이날 오후 일정으로 공연관람과 만찬을 통보하자 다소 맥이 빠진 표정들. 남측 대표단은 첫날부터 곧바로 회담을 갖기 위해 막후 접촉을 통해 북측과 끈질기게 협의했다.

전단장은 박수석대표에게 “회담도 두어 번 하고 관람도 하시고 대동강 유람도 해볼까 합니다”라며 “오늘은 잠시 휴식하시다 식사하고 오후에는 무용조곡을 함께 관람하자”고 제안. 그는 이어 “‘계절의 노래’라는 무용조곡을 동행 관람한 뒤 저녁에는 총리동지(홍성남·洪成南)가 식사에 초대할 것이어서 오늘 일정을 이럴까 한다”고 일정을 제시.

박수석대표는 “예정보다 (남측대표단이) 빨리 와서 너무 쉬는 것도…”라고 말끝을 흐린 뒤 “내일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것 같으니 우리 대표중 한 분과 북측대표 한 분이 의논하는 게 좋겠다”고 요청. 그러나 전단장은 “관람할 때 같이 가자”며 일정 변경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통일부 손인교(孫仁敎)남북회담 사무국장을 비롯한 회담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북측의 안내를 받아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자동차편으로 5분 거리인 인민문화궁전내 1층 회담장(110호)을 점검.

80평 규모의 장방형인 회담장에는 흰 벽면에 파란색 글씨로 “제2차 북남상급회담, 주체 89(2000)년 8월29∼31일, 평양인민문화궁전”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고, 맞은 편에는 김일성(金日成)주석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대형초상화가 나란히 걸려있었다.

○…박수석대표를 비롯한 남측대표단 35명은 6월 남북정상회담 때 기자단을 태우고 평양을 방문했던 아시아나 1001편을 이용해 오전 11시7분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 이륙 51분만인 11시58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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