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사장단-金위원장 오찬/대화 초점]

  • 입력 2000년 8월 13일 23시 37분


▼추가 이산상봉▼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올해는 9월, 10월 매달 한번씩 하고 내년에는 종합 검토해서 사업을 해 나가자”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올해 9, 10월에 각각 한차례씩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9월부터 매달 하자는 뜻인지는 불분명하지만 8·15 이산가족상봉 후에도 추가로 이산가족 상봉이 있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9월 열리는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구체적인 결실을 낳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위원장은 또 “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집에까지 갈 수 있게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위원장은 “이 곳에도 숨어 있는 사람(이산가족)이 많았는데 위원장(본인)이 남쪽에 간다고 하니 이젠 너도 나도 가겠다고 나타난다”며 북한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산가족 문제는 준비 없이 하면 비극적 역사로 끝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버릴 수 있다. 너무 인간적이고 동포애만 강조하면 안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미사일포기 여부▼

지난달 19일 김정일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평양 정상회담 후 국제적 논란이 돼온 ‘북한미사일 조건부 포기설’에 관해 김위원장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로켓 한 발에 2억∼3억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 주면 개발을 안 하겠다고 푸틴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며 그러나 “서로 웃는 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우리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로켓을 연구하고 있다”며 “농사를 지어야 쌀을 먹는 것처럼 로켓 연구해서 (다른 나라에 팔면) 몇억 달러씩 나오는데 그거 안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돼야 미사일 포기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 그는 1년에 2, 3회 위성발사를 하면 9억달러가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미사일을 명분 삼아 추진중인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를 겨냥해 “대륙간 탄도탄 2, 3발로 미국을 공격하면 우리가 미국을 이기겠느냐”며 “미국이 이것으로 트집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노동당 규약 개정▼

김정일위원장은 “노동당 규약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말해 6월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남조선 적화 통일’을 규정한 당 규약 전문까지 바꿀 것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김위원장은 “김대중대통령에게 당 대회를 가을쯤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부분이 오히려 당 규약 개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직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북한은 당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당 규약을 개정해 왔기 때문.

그러나 김위원장은 “과거에도 규약은 고쳤으나 45년도에 만들어진 강령은 안 바꿨다”고 강조했다. 강령은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 방향’을 설정한 것. 그는 “강령은 해방 직후 40년대 (만들어진) 것이어서 과격하고 전투적인 표현이 많고 당간부 가운데는 주석님과 함께 일하신 분들이 많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위원장은 “국가보안법은 남조선 법이고 우리와 상관없다”고 말해 노동당 규약 개정과 보안법 개정을 연계시키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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