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임박]자민련 "불참" 목소리 커진다

  • 입력 2000년 8월 4일 19시 02분


“자민련은 장관자리 몇 개 얻어보려고 욕심부리는 정당이 아니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직무대행은 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이번 개각에 원내외를 막론하고 우리 당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자민련 추천요청을 거절하는 것을 당 총재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와 상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개각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당 소속인사들의 ‘입각(入閣) 경쟁’에 대한 세간의 눈총이 따갑자 결국 당 지도부가 ‘개각 불참’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관철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며 민주당측을 압박하는 동시에 입각을 두고 드러난 당내 불협화음을 제거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각 불참’은 당초 자민련 몫 입각대상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던 이총리의 입장과 상치되는 데다 최종적인 결정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게 달려 있다. JP의 의중은 5일 오후 일본에서 귀국한 뒤에나 드러나겠지만 JP 역시 ‘개각 불참’쪽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직자들의 관측이다.

한 당직자는 “낙선인사들의 자리마련 등 문제 때문에 JP에게 심적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JP로서는 개각에 초연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며 “이총리도 입각요청을 거절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을 전달받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굳이 우리당의 추천 형식을 밟지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미 청와대쪽에서 자민련에서 거론되는 인사들을 포함해 광범위한 인선작업을 하고 있는 이상 자연스럽게 자민련 인사들이 포함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먼저 자민련 인사의 입각을 요청하는 형식에 대해서는 자민련도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5월 이총리를 임명할 때 김대통령이 먼저 JP에게 요청하고 JP가 이에 ‘묵시적 동의’를 한 전례도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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