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의원 '친북론'발언]청와대 "어처구니없다"

  • 입력 2000년 7월 13일 19시 01분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13일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친북세력’발언에 대해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는 짤막한 말로 논평을 대신했다.

이는 청와대가 논쟁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비난을 계기로 불붙기 시작한 ‘남(南)―남(南) 갈등’이 계속 심화될 경우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정책이 심대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권의원의 발언에 대한 향후 원내전략과 관련해서도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서로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내심 상당히 못마땅한 듯하다. 특히 권의원이 과거 민주당 시절 ‘한식구’였다는 점에서 더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당리당략 차원이라 하더라도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친북세력으로 매도할 수가 있느냐”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55년 만에 시작된 해빙이고,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룰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남북문제는 서로 신중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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