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착―평양출발 표정]"다시 만나자" 공항서 작별 포옹

  • 입력 2000년 6월 15일 23시 1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부터 3일,약 54시간 동안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평양상봉’을 마치고 15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김대중대통령은 1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과 민주당소속 국회의원 등의 영접을 받은 뒤, 태극기를 흔들며 연도에 출영나온 시민들의 환영속에 청와대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김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지 1시간 5분여만인 오후 5시24분경 서울 공항에 도착, 3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출영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20여분간 도착보고를 통해 ‘6·15 평양 공동선언’의 의미와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

김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된 것과 관련, “동방예의지국에서 10여살이나 위인 노인이 여기(평양)까지 왔는데 나이 적은 사람이 안오면 되느냐”면서 “외국 사람들이 남북관계가 1회용이 아니라 지속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도록 김위원장이 서울에 꼭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소개.

이날 환영행사에는 서울시립소년합창단이 ‘우리의 소원’과 ‘희망의 나라로’를 불러 분위기를 돋웠으며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도민중앙연합회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주신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나와 눈길.

한편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했던 정몽준(鄭夢準)대한축구협회장은 2002년 월드컵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공개.

○…이날 서울공항에서 청와대에 이르는 거리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나와 김대통령을 환영. 시민들은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해냈어요. 대한민국이 통일됐어요’ 등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이 탄 차가 지나갈 때는 “만세” 합창을 하기도.

김대통령 내외가 서울시청에 이르자 수만개의 풍선으로 만든 대형 아치 10여개에서 일제히 풍선이 하늘로 떠오르고 시민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함성을 질러 분위기는 절정에 도달.

○…김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이 직접 배웅하는 가운데 전용기에 올라 순안공항을 출발. 이날 공항에는 김대통령이 출발하기 한시간 전부터 북한 3군의장대와 환송인파가 김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가 오후 4시쯤 선도차량이 도착하자 환송객들이 일제히 붉은색 조화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김대통령은 김위원장과 함께 한 차에서 내려 주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 이때 김위원장은 김대통령의 오른쪽 뒤로 걷는 등 극진한 예우를 갖췄고,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등 북측 간부와 한광옥(韓光玉)청와대비서실장 등 남측 수행원이 함께 따랐다.

이어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은 전용기 트랩 밑에 도착해 작별의 포옹을 나눴다. 두 정상은 서너차례 몸을 가볍게 부딪치며 그간의 우의를 다졌다.

김위원장은 김대통령 내외가 트랩을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본 뒤, 김대통령 내외가 전용기 입구에서 손을 흔들자 박수를 치며 인사했고, 이후에도 김영남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김대통령의 전용기가 공항을 완전히 이륙할 때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

○…김대통령은 김국방위원장과 함께 순안공항으로 향하던 중 오후 3시35분경 김일성종합대학 앞 금성거리에 도착해 평양시민들에게 환송인사.

특이한 것은 김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할 때 시민들이 ‘만세’와 ‘김정일, 결사옹위’를 번갈아 외친 것과 달리 이날 환송행사에선 ‘만세’ 한가지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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