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위원장 예방 스케치

  • 입력 2000년 6월 13일 18시 38분


김대중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찬을 마친 뒤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만수대의사당으로 북측의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했다.

김대통령은 오후 3시 20분경 캐딜락 승용차편으로 의사당에 도착, 로비에서 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인사했다. 김대통령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위원장도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악수를 한 채 포즈를 취한 뒤 접견실로 들어갔다. 먼저 김위원장이 김대통령에게 미리 대기하고 있던 북측 인사들을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양영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김영대 사회민주당 위원장, 김윤혁 사회민주당 부위원장, 강능수 문화상, 려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과 잇따라 악수를 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어 남측 외교통상부 손상하 의전장이 박재규 통일부장관, 임등원 대통령특별보좌관 등의 순으로 남측 공식수행원들을 김위원장에게 소개했다.

양측 인사들이 착석한 뒤 김위원장은 "평양에 오시느라 피곤하시죠.비행은 순조로웠습니까"라고 인사했고, 김대통령은 "대단히 순조로웠습니다.날씨도 서울과 평양이 모두 좋았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자연기후도 통일위업을 성취하려는 노력이 훌륭하게 결실을 맺도록 혜택을 주는 것 같다"고 덕담을 했고 김대통령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위원장이 "김대통령께서 어떻게 보면 북행열차를 타고 오신건데 앞으로는 북남이 합심 협력해 통일열차를 기쁘게 함께 타고 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김대통령의 방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자 김대통령은 "그럴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25분여동안의 양측 인사간 비공개 환담이 끝난뒤 김대통령은 의사당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최고인민회의 회의장을 둘러보았다. 김대통령은 웅장한 회의장에서 총장으로부터 "좌석이 2천석이 되고 대부분 우리나라 대리석을 사용했다"는 설명을 들은 뒤 "모든 것이 조화롭다. 아름답고 예쁘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김대통령은 또 총장으로부터 "원래 설계는 이탈리아 인도 대리석으로 돼있었으나 김정일 장군께서 우리것이 있는데 무엇때문에 외국의 대리석을 사용하느냐고 하셔서 우리 대리석으로 지었다"

는 설명을 듣고 "우리 것을 생각했군요"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의사당을 나오면서 접견실 옆에 붙어 있는 '김일성화(花)'의 부조벽화를 잠시 구경했다. 김대통령은 의사당 총장이 "이 꽃이 김일성화"라고 소개하자 "이것이 인도네시아 학자가 연구해 냈다는 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의사당 총장은 "그렇다"고 대답한 뒤 "김일성화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한번 피번 100일이나 간다"고 설명했으며 김대통령은 "그렇게 오래 가느냐"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대통령은 행사를 끝낸 뒤 3시 55분경 의사당을 출발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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