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불공정 '총재 경선' 시비…李총재 '공작說'에 곤혹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5·31’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공정 경선 시비로 한나라당내가 연일 콩 볶듯 시끄럽다. 지구당 지원비 지급, 기습 승진인사 등으로 ‘총재 프리미엄’ 논란이 인 데 이어 이번에는 공작설까지 터져나왔다.

발단은 17일 경남도의회 의원들이 총재 경선에 나온 강삼재(姜三載)의원 지지성명을 내면서. 도의원 41명은 성명 뒤에 자신들의 서명까지 첨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경남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 일동’ 명의로 반박 성명이 나왔다. “특정 후보 지지는 개인의 투표권 행사에 관한 문제이므로 각자의 의사에 맡기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이 성명은 서명이 첨부되지 않아 출처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이 성명은 정상대(鄭相大)경남도지부사무처장이 일부 도의원과 함께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기야 당 대변인실은 19일 “정사무처장이 개인적으로 만든 문서를 확인하지 않고 배포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강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사무처장이 중앙당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고 일방적으로 성명서를 날조, 배포했다”면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누가 사무처를 사주했는지에 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총재측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손을 내저었으나 곤혹스러워 하는 빛이 역력하다. 이총재가 22일 총재직 사퇴와 함께 최고령 부총재인 강창성(姜昌成)부총재를 총재권한대행으로 내세우기로 한 것도 잡음을 줄여보겠다는 의도.

이총재는 비주류 경선후보들이 요구하는 권역별 후보 연설회 도입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나 당 선관위는 도입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비주류측은 “어르고 뺨친다”며 더욱 입이 튀어나오는 실정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