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DJ, 北대통령으로 착각' 표현 삭제소동

  • 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한나라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해 “‘북한의 대통령’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서둘러 이를 삭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한나라당은 24일 배포한 정책자료집에서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가운데 “정부는 지속적인 대북 지원으로 이산가족 상봉, 당국간 대화 등 남북협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는 DJ가 ‘북한의 대통령’으로 착각하고 있는 정책기조”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즉각 “한나라당의 주장은 제 2의 빨치산 발언이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한나라당은 기본적인 양식도 없는,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분별력 없는 야당”이라고 반박했다. 김대통령이 ‘북한의 대통령’이라면, 뽑아준 국민은 무엇이냐는 얘기다.

‘역풍’을 맞은 한나라당은 “정부의 대북 협력정책이 기본적으로 북한 당국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불확실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정부가 북한의 정책까지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낙관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 그러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대책회의 끝에 문제의 표현을 삭제키로 결정. 이한구(李漢久)선대위정책위원장은 “표현이 지나치다고 생각해 사과하고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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